중고차 시장에서 가성비를 갖춘 경차가 높은 인기를 얻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차는 중고차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대세로 떠올랐는데 올해에도 고금리 여파로 부담을 느끼는 고객 층의 관심을 끌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새 학기 시작을 앞두면서 첫차 구매를 고려하는 젊은 세대들의 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10일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이달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주요 경차 모델은 판매 호조를 띄며 전월 대비 평균 0.5% 하락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월평균 1% 수준의 감가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경차의 시세 하락률은 절반가량 낮은 수치다.
주요 모델별로 보면 기아의 더 뉴 모닝은 1225만 원으로 전월 대비 1% 오르며 중고차 시장에서 남다른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베스트셀링’ 중고차에 이름을 올렸다. 카이즈유데이터 분석 결과, 모닝 중고차 판매량은 4만 6598대로 2위인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HG(4만 3225대)를 앞섰다.
쉐보레 스파크(4만 520대)와 기아 레이(2만 7533대)도 지난해 각각 3위, 5위를 기록하며 상위 5개 중고차 중 3개 차종은 경차로 나타났다. 이들 차량은 이달에도 전월보다 최대 0.2%의 하락하며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월은 새 학기와 취업 등으로 젊은 세대의 실용적인 차량 구매 수요가 많은 시기다. 통학이나 출퇴근에 이용할 차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경차와 같은 소형 차량의 시세 역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저렴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은 경차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유류비 환급부터 반값 통행료·주차비 등 다양한 혜택도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차를 중고차로 구매하면 소득공제를 통해 절세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해 판매량 1위인 모닝은 기본기에 충실한 파워트레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식 더 뉴 모닝은 신차급으로 변경한 외장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연비를 갖췄다.
레이는 넓은 공간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 방어가 잘 되는 모델로 손꼽힌다. 차박용은 물론 배달 짐차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캐스퍼는 경차 중에서 유일하게 최대 100마력을 낼 수 있는 1.0 터보 엔진으로 안정적인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김영롱 오토플러스 커머셜전략실장은 “고금리·고유가의 장기화가 예상되며 경차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껴진다면 경차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