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수백억 원대 전세 사기 행각을 벌여 구속 기소된 일가족의 첫 재판이 이달 22일 열린다. 이들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800세대가량의 주택을 취득한 뒤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체결해 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재판부는 사기, 감정평가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임대 업체 사장 정모 씨와 그의 아내 김모 씨, 아들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오는 22일 오후 2시로 정했다.
정씨와 그의 가족들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일가족과 임대 업체 법인 명의를 이용해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800세대가량의 주택을 취득한 뒤 임차인 214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225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대출금이 700억 원을 넘는 채무 초과 상태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자금 관리 계획 없이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범죄 수익금 중 약 13억 원을 게임 '리니지' 계정과 캐릭터,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감정평가사인 정씨의 아들이 아버지의 요청을 받고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 건물을 감정 평가하는 등 2023년 3월부터 임대 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다. 아들은 부모와 달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았으나, 지난해 12월 검찰에 결국 구속됐다.
한편 정씨 등의 첫 공판 기일에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의견 진술이 있을 예정이다. 정씨 일가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다수의 임차인이 법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