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트윈 플랫폼 기업 다쏘시스템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자연어 명령을 내리거나 공간을 카메라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AI를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모델링 단계와 모델링된 디자인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단계를 AI로 엮어내 전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버나드 샬레 다쏘시스템 회장은 1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다쏘시스템 연례 행사 ‘3D익스피리언스월드 2024’에서 “다쏘는 이미 10년 전부터 제품에 AI 기술을 통합해왔다”며 “앞으로 발전될 솔리드웍스에는 AI 기능이 한층 강화돼 사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요청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리드웍스는 버추얼트윈 기술을 활용한 다쏘시스템의 설계 지원 솔루션이다.
다쏘시스템에 따르면 AI 기능은 제품의 디자인을 정하는 모델링 단계와 완성된 디자인이 현실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단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작업 과정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통상적으로 각 단계는 분절돼 진행됐다. 이를테면 모델링 단계를 끝낸 후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이 단계에서 문제점을 포착하면 다시 모델링 단계로 돌아가 수정하는 식이었다. 완성한 디자인을 현실 세계에 적용할 때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해 모델링·시뮬레이션 단계를 오가는 게 불가피했고 이는 설계 시간을 지연하고 효율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많은 작업 케이스를 학습한 AI 기술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발생할 수정 사항을 앞서 예측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미리 알려줘 디자인 단계부터 이를 반영하는 등 전체적인 작업 시간을 대폭 절감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승철 다쏘시스템코리아 3D익스피리언스웍스 기술 대표는 “사용자는 자신의 예측에 기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범위를 좁혀나가지만 실제 해당 제품이 압력이나 열에 약할지, 전자기장 형성은 어떻게 할 지 모든 사항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AI 기능이 강화되면 사용자에게 역으로 시뮬레이션을 제안하거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특정 오류를 예측하게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쏘시스템은 이날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프로’를 매개로 애플과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비전프로가 3차원(3D) 공간 컴퓨팅을 표방하는 기기인 만큼 버추얼트윈 기반의 다쏘시스템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전프로가 5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쓸만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솔리드웍스로만 750만 명의 사용자를 가진 다쏘시스템 생태계와의 협력은 비전프로의 연착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