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휠체어 탄 강원래, '건국전쟁' 영화관 입장 못하자…한동훈 "시행령 개정"

계단 입출구 때문에 휠체어 입장 못해

국민의힘 상영관별 장애인 관람석 추진

가수 강원래가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가 입장을 하지 못한 후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가수 강원래가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가 입장을 하지 못한 후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된 가수 강원래씨가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를 타고 입장을 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영화 상영관별 좌석 1% 이상을 장애인 관람석으로 지정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법'(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개별 상영관이 아닌 전체 영화관의 1%를 장애인 관람석으로 하도록 규정해 장애인 관람석이 없는 상영관이 대부분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강씨는 지난 9일 가족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가 혼자 입장하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의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그는 “송이(아내)가 보러 가자 해서 영화 ‘건국전쟁’보러 갔다가 막상 동네 극장에 가니 계단 뿐이라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관이었다”며 “저만 못 보고 송이랑 선이만 보러 갔다. 저는 지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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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는 입장을 하지 못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해당 상영관은 ‘컴포트관’이었는데 입·출구가 계단밖에 없어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었다. 강씨가 ‘들어주면 안 되냐’고 하자 극장 측에서 ‘계단이라 위험하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어 극장 측에서 ‘잠깐 일어설 수 있냐’고 해서 ‘일어설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못 보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건국전쟁 저는 오늘 못 본다. 아쉽다”며 “차에서 기다리며 생각해보니 전체 취소를 하고 다른 극장에 가면 되는데 왜 나만 취소했을까 후회가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 출신 국회의원인 김예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장애가 있는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좌석에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을 늘 마주한다"며 상영관별 관람석의 1%에 장애인 관람석 설치, 영화관 내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구조 변경의 내용을 담은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강씨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며칠 전 가수 강원래 씨가 가족과 영화를 보러 갔다가 극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족들만 영화를 보게 한 일이 있었다"며 "대단히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극장 출입 관련 규정에 해석상 맹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이 부분을 개선해 상식적인 세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내가 사실 시행령을 바꾸는 전문가 아닌가. 내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령도 만들었는데, 시행령을 바꾸는 것이 명분 있고 합리적인 내용이면 그렇게 오래 걸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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