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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200여개 기업이 자생적으로 만든 바이오클러스터

[K바이오클러스터를 가다]<4>판교

차바이오·SK바팜·바이오협회 등 산연병 집결

지역기반 협업, '혁신살롱' 세미나 등 교류 활발

임대료 부담과 확장성 한계에 '脫 판교' 행렬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판교테크노벨리에 입주한 기업은 약 1590여 개. 이 가운데 바이오 기업은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등을 비롯해 총 223개로 전체 14.0% 가량이다. 대부분이 판교테크노벨리 개발 초기에 자생적으로 터를 잡은 업체들이다. 한국바이오산업협회,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한국생명공학연구조합 등 3개 단체가 통합돼 출범한 한국바이오협회의 바이오벤처 컴플렉스 ‘코리아바이오파크’는 제넥신,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유력 바이오벤처를 키운 요람으로 기능해왔다.

최근 방문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텍 공정연구실. 파란색 실험복을 입은 수십 명의 연구원들은 자연살해(NK)세포 배양 작업에 한창이었다. 차바이오텍은 판교테크노벨리에 자리잡은 대표적인 바이오 업체 중 하나다. 같은 건물에는 CMG 제약 등 바이오 제약사와 차의과대학 대학원 등 다양한 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차병원과 공조는 물론 판교에 자리잡은 바이오벤처 상트네어와 물질이전을 진행하는 등 지역기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판교에 모인 배경은 서울과 가까워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쉽고 바이오벤처가 집중돼 협업이 수월한 점이 꼽힌다. 분당차병원 외에도 분당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들이 인접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중소 벤처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견 제약기업들 및 대기업 규모에 이르는 다양한 회사들이 밀집돼 있고 업계를 대변하는 바이오협회가 위치하고 있다” 며 “민간 단위의 다양한 협업 및 협력 기회들을 통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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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 야경. 판교테크노벨리에는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등 223개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여있다.성남=오승현 기자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 야경. 판교테크노벨리에는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등 223개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여있다.성남=오승현 기자


이 덕분에 판교에서는 바이오벤처 대표들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혁신신약살롱’이 대전에 이어 두번째로 만들어졌다. 혁신신약살롱 참여하는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레고캠바이오사이언스의 후보물질 발견, 브릿지바이오의 기술이전 후일담 등을 주고 받으며 협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9번의 정기세미나를 포함해 총 16번의 미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27일에는 신약타겟과 물질로서의 RNA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올해 첫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차원에서의 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초기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임대료와 확장성은 판교 클러스터의 한계로 꼽힌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 투자가 꺾이고 임대료 부담이 커지며 파이프라인 정리하는 벤처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바이오협회 관계자도 “오폐수 등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건물을 더 이상 찾기 어렵고 신사옥을 지을 부지도 마땅치 않은 상황” 이라며 “기존 건물에 용도 변경 및 추가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억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니 일부 기업들의 ‘탈(脫) 판교행’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확장성 문제는 제2판교와 제3판교가 준공되며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2판교에는 바이오헬스기업 HK이노엔의 연구소와 차바이오텍의 CGB(Cell Gene Biobank), 비씨월드제약의 신사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제3판교 테크노벨리도 2025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성남=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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