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우승하면 수십 억 원을 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하지만 인생을 바꿀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도전 자체를 위해 만만찮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 영국 매체 골프먼슬리는 “PGA 투어 선수들은 경비로 얼마를 쓸까(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PGA 투어 선수들이 한 주간 경기를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을 소개했다. 매체는 PGA 투어 스타 선수와 대회 우승자 등은 호화로운 삶을 살겠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검소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PGA 투어 선수들의 지출 목록에는 보통 숙박비를 비롯해 항공료, 캐디에게 주는 주급, 식비, 그리고 세금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 랭킹 91위의 벤 그리핀(미국)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간 지출 내역을 공개한 적 있는데 항공료 500~1500달러, 호텔 숙박비 1200~1500달러, 식비 약 500달러, 캐디 주급 약 2000달러, 연료 및 팁 비용 500달러 등이었다. 이렇게 한 주간에 많을 때는 6000달러(약 800만 원)를 쓴다. 그리핀은 “이것도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의 지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안내서에 따르면 모든 PGA 투어 소속 선수들은 연회비 100달러와 입회비 100달러를 내야 한다. 또 PGA 투어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콘페리(2부) 투어와 챔피언스(시니어) 투어 선수들은 따로 100달러를 내야 실제로 출전할 수 있다.
라커룸 이용료 50달러는 의무적으로 부과된다. 경비 외에 PGA 투어를 뛰기 위한 고정 지출도 이렇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컷 탈락으로 상금을 한푼도 챙기지 못한 주는 막막할 따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팍팍한 투어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컷 탈락이 없는 LIV 골프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LIV 골프 시리즈 대회에서는 꼴찌를 해도 보통 1억 원이 넘는 상금을 수령한다. 매체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PGA 투어는 꿈의 무대이지만 마냥 화려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