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는 이번주 국내 증시가 2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는 엔비디아 분기 실적 발표를 꼽았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 전인 8일 2620.32보다 28.44포인트(1.09%) 오른 2648.7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13일 265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2600선이 위협받았으나 마지막 거래일에 1.34%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31.02포인트(3.75%) 오른 857.60에 이번주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거래일 동안 1조 6244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 역시 1688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조 7952억 원어치를 팔면서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에서 1조 8000억 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인 개인은 코스닥을 4020억 원 사들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는 각각 2360억 원, 1010억 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드리우는 듯 했으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6조 716억 원의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기간을 올해로 넓혀보면 순매수 규모는 9조 5544억 원까지 커진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가 2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다음주 코스피가 2540~2660포인트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AI 성장 기대감 및 견조한 미국 경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등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후퇴,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실적발표 마무리로 인한 공백 등을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030210) 역시 “이번주는 가파른 기울기의 상승보다는 단기적으로 2600선에서의 등락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며 “화장품, 2차전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전력기기 등으로 순환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단기적으로 시장의 향방을 가로 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기대감에 부푸는 모습이다. 미국 월가는 실적발표 전에 연달아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적게는 30%에서 50%까지 상향했다. 실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주가가 49%나 급등하면서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가까워지면서 기업 실적이 주식시장에 뚜렷한 모멘텀을 주지 못하는 공백기에 들어설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백기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들 이슈에 영향을 받는 주식들을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