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인도에서 108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가 인도에서 기록한 연간 최다 생산량이다. 글로벌 침체 속에서도 인도가 핵심 신흥시장이자 생산기지로 거듭 주목받고 있다.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현대차는 76만 5000대, 기아는 31만 9878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한 해에 총 108만 4878대의 차량을 만들어 내며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3년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는 인도를 글로벌 생산기지로 점 찍고 투자했다. 1998년 인도의 첫 생산기지를 준공한 뒤 2008년에는 제 2공장을 설립해 가동했다. 두 개 공장은 매년 60~70만 대를 생산하고 있고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더욱이 지난해 현대차가 추가로 설비 투자를 단행하면서 현대 인도 공장의 생산능력은 85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크레타와 베뉴를 포함해 10여 개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13만 대 생산 규모의 탈레가온 공장까지 가동되면 연간 100만 대 생산체계 구축도 가능하다.
2019년 인도 공장을 가동한 기아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30만 대 이상을 생산했다. 주력 차종은 소형 SUV인 쏘넷과 셀토스다. 미니밴인 카렌스와 카니발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의 성장세에 맞춰 대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현지 투자 규모는 약 5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5월 인도 타밀나두주와의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2032년까지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 2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올해 1월에는 타밀나두주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 지원 등에 618억 루피(약 9900억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같은 달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를 완료하면 마하라슈트라주에 600억 루피(약 96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6%대 성장률을 기록한 인도는 자동차 시장도 같은 기간 매년 13% 가량 확대됐다. SUV 시장 규모는 3년 만에 3배가 증가하며 약 200만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5000대 수준에 불과했던 전기 승용차 판매량도 2022년 4만 8000대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