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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전 계약 사업장, 공사비 인상 불가피”

2021년 공사비 10% 급상승

이전 계약 시공사 "현실화 절실"

관행 '착공후 물가변동 배제'

코로나19 이후 갈등 불씨로


최근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는 건설 현장의 대다수는 2021년 이전 시공 계약을 맺은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자잿값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데다 관행적으로 적용해왔던 '착공 후 물가변동 배제' 특약이 불씨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주거용 건축물 건설공사비 지수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평균 전년 대비 약 3%대 상승률을 유지하다 2021년 10% 이상 상승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약 6%, 3% 뛰었다. 이에 따라 2021년 이전 도급 계약을 맺은 건설 현장에서는 최근 들어 공사비 인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18년 계약을 체결한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장이다. 잠실진주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최근 최초 계약금액인 3.3㎡당 510만 원에서 823만 원으로 약 60%가량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3.3㎡당 548만 원에서 829만 원으로 약 57% 인상해달라고 한 상태다. 계약 당시보다 인건비 자잿값이 크게 뛰어 공사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게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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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공사 현장도 마찬가지다. 2020년 코람코자산신탁과 경기 안양시의 한 물류센터 재건축 도급 계약을 맺은 DL건설은 지난해 11월 준공을 마무리한 뒤 40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쌍용건설과 KT도 판교 신사옥을 짓는 동안 발생한 171억 원의 추가 공사비 지급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반면 발주처들은 계약 당시 특약 사항이었던 ‘착공 후 물가변동 배제’를 내세워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 특약은 시공사가 착공 후 물가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공사비를 추가로 요구할 수 없다는 게 골자로, 건설 공사 계약 시 관행적으로 적용돼왔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2021년 이전 도급 계약을 맺은 모든 시공사들의 공사비 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착공 후 물가변동 특약의 경우에도 전쟁과 코로나19 등 천재지변에 따른 대내외적 환경 변화, 설계 변경 등을 고려하면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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