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경선에서 추대 '솔솔'…찐 제조업vs제조업 

김보곤 디케이 회장·한상원 다스코 회장

3대 장기집권 건설업 여론 악화 ‘2파전’

회비 납부 결과 특정후보 유리한 고지

내외 곪아버린 광주상의 변화·혁신 절실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사진 제공=광주상공회의소광주상공회의소 전경. 사진 제공=광주상공회의소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일당 체제인 광주·전남에서 ‘찐명’을 자처한 예비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내부에서 ‘찐명’으로 인정받아 공천부터 받고 보자는 판단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피로감을 주는 행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예비후보들이 ‘찐명’을 지역발전 정책보다 가장 우선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총선 핵심 프레임인 정권심판과 맞물려 공천이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지역인 만큼 ‘금배지’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것은 여러 이유를 떠나 승리를 위해 ‘현실론’과 부딪칠 수 밖에 없는 것도 이유다.



광주광역시 경제계 수장을 뽑는 광주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에서도 ‘찐’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3월 20일 치러질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선거에는 전자부품 제조기업 디케이의 김보곤 회장과 가드레일 제조기업인 다스코의 한상원 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경선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높게 점쳐졌지만, 회비납부 결과 추대 가능성이 갑작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3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주상공회의소지난 1월 3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주상공회의소


◇선거인명부 완료, 특별회원 변수 되나

23일 광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회원기업을 대상으로 전날 오후 6시 3년 간 회비납부를 마감한 결과 모두 575개 업체가 회비를 완납했다. 전체 회원 기업 2400여곳 가운데 24%가량이 회비를 납부했다. 이들 업체가 갖는 총 선거권수는 3304개로 확정됐다.

3년 간의 회비를 납부한 회원사는 3월 12일 치러지는 광주상의 제25대 의원선거의 선거권과 의원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이 주어지며, 여기서 선출된 의원들은 오는 3월 20일 예정된 광주상의 회장선거 투표권을 갖는다.

회비납부 금액이 100만 원 이하면 선거권수가 1개 주어지고 회비금액이 1000만 원 이하면 10개, 5000만 원 이하면 22개, 그리고 1년 동안 8500만 원을 초과해 회비를 납부하면 최대선거권수인 30개를 부여 받는다. 여기에 더해 추가회비를 납부하면 선거권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추가회비는 200만 원 당 선거권수 1개가 주어진다.



서울경제는 광주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선거인명부를 분석해본 결과 당초 치열한 접전 예상과는 달리 제조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특정후보가 조금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회원에서 이 특정후보는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일반 회비와 특별회비 포함 30억 원 이상이 추가로 들어왔다. 이 중 특별회비만 26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막판까지 후보 간의 눈치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특정후보의 선거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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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지난 제24대 의원 선거인 명부와 비교하면 비교적 건설업의 응집력이 조금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출마한 김보곤(왼쪽) 디케이 회장과 한상원 다스코 회장.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출마한 김보곤(왼쪽) 디케이 회장과 한상원 다스코 회장.


◇응집력 보인 제조업 시선은 누구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22대 회장에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선출된 이후 23·24대 회장을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이 맡으면서 건설업이 3대 연속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10여 년 동안 건설업이 장기 집권(?)을 하다 보니 건설-제조 간 보이지 않은 갈등마저 불거지며 갈수록 회원 결속력은 저하되고 있다. 여기에 변화와 쇄신 없는 광주상공회의소 내부도 정체가 지속되다 보니 각종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대외적 활동은 물론 각종 경제 이슈 대처에도 다른 경제단체에 밀리는 상황이 나오는 등 ‘호남권 대표 경제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는 건설업이 아닌 제조업에서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러한 흐름을 의식한 듯 겉으로는 ‘제조업’이라는 선거 프레임으로 두 명의 후보가 선거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찐 제조업’과 ‘제조업or건설업’의 경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에 자연스럽게 이번 선거도 건설-제조의 보이지 않은 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경제계 안팎에서는 한상원 다스코(옛 동아에스텍)회장은 사실상 건설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회장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8대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남도회장을 역임하는 등 건설업 출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장기업인 다스코는 도로안전시설물, 건축용단열재보드 제조,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제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공사수주사업 진출을 위해 도장공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전문인력 또한 확보해 사업진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조업 대표로는 ‘김보곤’, 건설업 대표로는 ‘한상원’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면서 이번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전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선거인명부를 들여다 보니 특정후보가 조금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 같다”며 “사실상 제조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누가 받느냐에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3월 12일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의원 및 특별의원 선거를 통해 일반의원 80명, 특별의원(상공업 관련 비영리법인, 단체) 12명 등 총 92명의 의원을 선출하고, 이어 이들 의원은 3월 20일 직접투표로 향후 3년 간 광주상공회의소를 이끌 제25대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광주=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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