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노웅래 의원을 만나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의 전략공천 지역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데 이어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도 “철회할 방법이 없다”며 노 의원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 의원과 만나 약 35분간 면담했다. 이 대표는 노 의원에게 단식 농성 중단을 권유했으나 노 의원은 자신과 선친의 명예 등을 이유로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 대표에게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고 탈당하지 않았는데 공관위가 마포갑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전략지역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노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스럭 소리를 악의적으로 홍보 플레이해 검찰이 뇌물로 부풀려 기소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노 의원이) 금품수수를 인정해 공관위가 (마포갑을) 전략지역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 의원은) 정국 상황이 엄혹해 수사받고 있으며 이 상황이 엄혹해지면 안 되기에 의회 권력까지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또 “개인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기 어려운 형편이고 이번 총선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선거이기에 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금품 수수 문제는 사실이니 당이 엄정하게 갈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제6차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을 만나 노 의원의 전략지역구 철회 요청에 대해 “당헌당규상 다시 일반 공관위로 넘길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 대표는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좀 수용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 의원을 향해 “참으로 안타깝지만 전해 들은 바로는 본인은 억울하게 생각하셔도 절차상의 문제라고 생각하셔도 위반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실이어서 기소됐다고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본인이 인정하는 것이 있고 그것이 절차상 무엇이 잘못됐다, 실수다, 라고 말씀하신 것 같기 때문에 아마 특정한 사실은 인정을 본인이 하시고 계셔서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갈 수는 없는 길이고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선수는 한 명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며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고, 판단의 절차와 주체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노 의원뿐만 아니라 경선에서 탈락되신 분들도 계시고 심사에서 배제되신 분도 계시고 아예 경선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신 분도 계신다”며 “그분들의 심정을 100% 다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그 안타까움과 원통함, 또 고통이라면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우리가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