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인 2022년 4월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일본 주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다시 시동을 건다. 한일 관계가 복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경제·안보 동맹을 두텁게 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해 대중 견제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 발표할 예정인 ‘신(新)통상 전략’에 CPTPP 가입과 관련한 내용을 담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통상 전략을 마련할 때 CPTPP가 들어간다”며 “농산물 개방 수위가 높아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올해 유관 부처들과 (가입 신청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4월 총선 변수가 있지만 연내 공식 가입 신청과 함께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CPTPP의 무역기술장벽(TBT) 조항에 대한 추가 법률 검토를 최근 진행했다.
CPTPP 가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다. 산업부는 2022년 3월 CPTPP 가입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고 그해 4월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공식 의결했다. 하지만 농어민들의 반대와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CPTPP 가입을 공론화할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월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1주년이 되는 달이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달이기도 하다. 한일 정부는 공동 출자를 통한 벤처펀드 조성도 검토 중이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CPTPP는 가입 여건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아직 (협상 개시) 목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업종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부 입장을 정리해보려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