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향후 4~6개월 동안 엘니뇨가 점차 약화돼 ‘중립’으로 전환되거나 그 반대인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WMO는 최근 전망에서 3~5월 엘니뇨가 지속할 확률이 60%, 엘니뇨도 라니냐도 발생하지 않은 '중립' 상태일 확률이 40%라고 봤다. 시기를 4~6월 사이로 잡은 경우에는 중립 상태일 확률이 80%로 가장 높았고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해있을 확률은 각각 10%로 제시됐다. 다만 WMO는 연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는 아직 섣부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유지되면 발생한 것으로 규정한다. 반대로 라니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중립 단계는 엘니뇨가 해제되고 라니냐로 바뀌거나, 다시 엘니뇨로 재진입할 수 있는 전이 상태를 뜻한다.
지난해 5~6월 시작해 현재진행형인 이번 엘니뇨는 지난 겨울 우리나라가 유달리 따뜻하고 눈·비가 잦았던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11월~올해 1월 사이에는 열대 동·중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1991~2020년 평균보다 2도 가량 높아 유독 강력했다. WMO에 따르면 이번 엘니뇨는 강도 기준으로 역대 '5대 엘니뇨' 안에 든다.
향후 엘니뇨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여름철 강수량 증감이 엘니뇨와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엘니뇨 시기에는 한반도의 7~8월 강수가 증가한다. 반면 라니냐 시기에는 강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한반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다만 기상청은 엘니뇨 발생 상태에서 중립 상태로 넘어갈 때 동아시아에서는 지역 고유 기후특성과 여러 원격상관 요소들이 혼합되면서 다양한 기상현상이 나타나 날씨에 일관된 경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격상관은 '특정 지역의 기후 현상이 수천㎞ 이상 떨어진 지역의 날씨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한동안 날씨 예측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기상청은 “봄철(3~5월)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전환하는 시기로, 예측모델의 예측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