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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나간 빈 자리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올 2월 글로벌 증시는 1월의 차별화가 완화됐다.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에 대한 낙관론이 시들지 않았다. 1월에 부진했던 한국증시도 부진에서 탈피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월 국내 주식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처럼 긍정적인 재료들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 2월말 1차로 공개됐으나 강제적인 조항과 세제 부분이 빠졌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도 마무리 단계다. 금리 인하 기대는 3월에서 6월로 상당 폭 후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3월 주식시장의 기회 요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5월 예정된 2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1차 프로그램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일본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수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되었다.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사례들의 학습효과가 적용될 수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단번에 날아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미국 성장주의 독주 때문에 아시아 가치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해외 자금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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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들 가운데 차별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상승보다는 하락을 가리키는 금리 방향성과 내수 부진을 감안할 때 은행·보험 업종보다 자동차와 증권주가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중국 주식시장이다.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이렇다 할만한 강한 부양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2016년 단지 부동산 가격 과열을 막으려는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동산 의존도 축소라는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부양에 적극적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투자 비중은 하락했다. 지난 2월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담보금리에 기준이 되는 5년 대출우대금리를 25bp(1bp=0.01%)나 인하했다. 더 이상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 관련 국내 주식시장과 중국 관련 소재·인프라 업종에 숨쉴 여력을 줄 수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가능성이다. 예컨대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관련 높은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들이 낮은 수준이나, 더 나빠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테크 업종의 재고 싸이클이 개선되고 있다. AI 붐은 이러한 테크 싸이클이 개선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 제품을 비롯해 반도체·기계·바이오 등 대미 수출 기업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3월 주식시장은 2월에 비해 차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미 수출주들과 저PBR 업종들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자동차, 증권 등의 업종, 그리고 중국 증시 반짝 개선의 수혜가 소재·산업재 업종에 대한 대응은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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