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라마단 휴전 불발 위기…바이든,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하라” 압박

카이로 협상 진전 없이 마무리

이스라엘 불참 속 양측 '버티기’

가자 지구의 식량 지원에 나선 미군들 /연합뉴스가자 지구의 식량 지원에 나선 미군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빠진 채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흘간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5일(현지 시간) 마무리되면서 ‘라마단 휴전’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재역을 맡은 미국과 카타르가 협상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요구안을 양보하지도, 적극적으로 조율하지도 않은 채 버티고 있어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리인 바셈 나임은 이날 중재자에게 휴전안을 제안한 후 이스라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는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 공은 네타냐후를 압박해 합의에 이르게 할 미국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도 이날 저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은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만 가능하다”며 “휴전을 위한 우리의 조건, 즉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철군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영구 휴전과 철군 등은 이스라엘 측이 수용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은 조건이다. 이스라엘은 생존한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요구했으나 하마스가 응하지 않았다며 이번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도 파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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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서로의 요구안에 대해 일절 양보 없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10일 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마단 휴전’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재역을 맡은 미국과 카타르는 10일 전후로 시작될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이전에 휴전 합의를 이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은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라마단 이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주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휴전에 참여할지 여부는 하마스의 결정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에는 별다른 압박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카타르·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이 협상안을 검토한 뒤 이번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이번 주 내 협상이 타결되면 라마단과 한 달 뒤 이어지는 명절인 이드알피트르까지 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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