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사진)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신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승진 인사에 이어 롯데 주력 계열사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신 전무의 경영 승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신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 전무는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보로 선임됐고 2023년 정기인사에서는 상무로 승진했다. 2024년 정기인사에서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일본 롯데파이낸셜 최대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에서는 공동대표를 지내며 투자와 재무관련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하종수 상무 등이 맡고 있었다. 하 상무가 2024년 정기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이동했고 이번에 빈자리를 신 전무가 채웠다. 신 전무와 함께 강주원 상무도 사내이사로 임명됐고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서승욱 미래성장실 상무가 선임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기존 사내이사들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 발생했는데 신 전무가 채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사내이사가 되면서 바이오 분야 투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등기 이사는 미등기 이사와는 달리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가하고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바이오 사업은 롯데그룹이 4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해 육성하는 분야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으로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후 3월 말 인천 1공장을 착공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약 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공장 3개가 들어서는 메가 플랜트를 설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 시키겠다는 목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 전무가 향후 경영 승계를 위한 신사업 성과를 쌓아가는 데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적자 상태고 롯데쇼핑 역시 매출액이 줄어드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의 속도는 신 전무가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실적으로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