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당국 전관 출신 확보하라"…대형 로펌 손잡는 은행들

일부 은행 추가 계약 움직임도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 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 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가이드라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중은행들이 대형로펌과 손잡고 소송채비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은행은 한곳이 아닌 여러 로펌과 법률 자문 계약을 하면서 총력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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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은행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홍콩 H지수 관련 ELS를 판매한 은행들은 대형 로펌과 자문·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은 김앤장·화우와 손을 잡았고 두 번째로 많은 신한은행 역시 화우와 계약했다. 하나은행은 율촌과 세종, 농협은행은 세종과 광장의 자문을 받고 있다. 판매 규모가 4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아직 만기가 도래한 상품이 없는 우리은행은 현재까지 로펌과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자문을 맡은 로펌 중 상당수는 과거 라임, 옵티머스, 파생결합펀드(DLF) 등 고위험 파생금융상품 사태를 경험한 곳들이다. 화우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우리은행 자문을 맡은 바 있고 세종은 DLF 사태 당시 우리은행 자문을 맡았다. 김앤장과 율촌도 DLF 사태 때 우리·하나은행을 도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경험이나 금융 당국 등 전관 출신 변호사 확보가 선정 기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법률 참호 구축을 서두르는 것은 금융감독원의 손실 배상 기준안이 이달 11일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기존 계약한 로펌 외에 추가적으로 다른 대형 로펌과도 계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현장 검사와 불완전판매 점검, 배상안 마련, 내부통제 점검 및 과징금, 소비자 소송 등 대비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투자 규모도 상당해 대형 로펌 1~2곳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규모가 더 작았던 DLF 사태 당시에도 자문 로펌이 지금보다 더 많았다”며 “은행들이 더 많은 로펌과 손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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