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물의를 빚은 도태우(사진) 변호사가 공천을 받은 것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밝히며 호남 민심을 적극 겨냥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는 정면 배치되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8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도 변호사의 발언과 관련해 “충분히 검토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했고 (도 변호사가) 당의 전체 가치를 중요시하게 될 것이라 별 문제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공직 후보자가 되기 전에 사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가질 수 있다”며 “후보자가 된 만큼 당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여러 정치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맡았던 도 변호사는 전날 경선에서 승리해 대구 중·남구 공천을 확정지었다. 그는 앞선 2019년 2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거기에는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다”며 재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같은 해 1월에도 공개강좌 석상에서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라며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과 배치되는 공천이다. 지난 1월 한 위원장은 광주를 방문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다”며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지난 5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시당 총선 공약으로 정했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 28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국민의힘에게는 도 변호사의 공천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권에선 일제히 도 변호사의 사퇴와 한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곽대중 개혁신당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한 위원장의 약속이 총선용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망언을 일삼은 국민의힘 후보는 사퇴하고 한 위원장은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일갈했다.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 중·남구 예비후보는 “최근 언론 보도에서 박근혜 탄핵사건을 변호했던 중구남구 도태우 후보가 또다시 극우적이고 몰상식한 발언을 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광주 발언이 진심이라면 도태우 후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