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앞서 ‘선제 반박문’을 내놓은 데 이어 연설 도중에도 비판과 조롱을 실시간 쏟아내는 등 맹공을 펼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공개한 ‘조 바이든 국정연설에 대한 선제 반론’ 영상에서 “바이든은 끔찍한 파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미친 듯이 거짓말하고 도망치고 있다”며 직격했다. 그는 특히 불법 이민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재임 시절 도입했던 ‘42호 행정명령’ 등 반(反)이민정책을 하나하나 나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물려줬지만 바이든과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은 고의로 최고의 국경 정책들을 일일이 해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친(親)이민정책 등에 막대한 자금을 낭비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도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제품량을 줄여 가격을 유지)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슈링크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다른 방식”이라며 “바이든은 수조 달러를 훔쳐 불법 이주민과 새로운 녹색 사기에 써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천만 명이 시청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파급 효과를 반감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영상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실시간 대응에도 나섰다. 그는 예정 시간보다 늦게 나타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엄청난 지각으로 미국에 큰 결례를 저질렀다”고 쏘아붙인 뒤 그의 외모와 행동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쉬지 않고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아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그는 “나토가 강력해진 것은 내 덕분”이라며 “내가 나토 회원국들이 돈을 내도록 했다”고 맞대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도 이어졌다. 연설 중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소개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인은 자동차 노동자들을 팔아넘겼다”며 “3년 내 모든 전기차가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