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자본력·신선함 무장한 중국게임…국내 첫 1위 올라

[레벨업 K게임]

◆ 안방 점령한 中 게임

'버섯커 키우기' 양대마켓 정상에

對中수출 비중은 1년새 4%P 감소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勇者傳說)’. 사진 제공=조이나이스게임즈‘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勇者傳說)’. 사진 제공=조이나이스게임즈




국내 게임사에 중국 시장은 ‘계륵’ 같은 존재다.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강화와 ‘판호(해외 게임의 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 제한으로 한국 게임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지만 최대 시장을 놓칠 수 없어서다. 여기에 중국 게임사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선한 게임들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국내시장마저 잠식당하는 상황이다.



1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1위에 오른 게임은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스가 개발한 ‘버섯커 키우기’로 집계됐다. 한국에서 중국 게임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집계 이래 처음이다. 버섯커 키우기뿐 아니라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 아웃 서바이벌’와 같은 중국 게임들도 국산 게임을 밀어내고 양대 앱마켓 매출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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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사에 안방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원인으로 한국 게임들의 전형성을 꼽는다. 대표적으로 ‘리니지 라이크(Like)’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후 최근 몇 년간 국내 게임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유사한 게임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들 게임 대부분이 과도한 현금 결제(현질)를 유도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끼리 ‘표절 논란’ 속 저작권 소송을 벌이면서 이용자들의 피로가 나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게임사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게임 개발에 나서며 국내 이용자들의 이탈이 심화됐다. 심지어는 한국 게임에서 중국 이용자들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은 2022년 30.1%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중국 시장에서 롱런하고 있지만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최근 출시한 작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게임 ‘원신’의 개발사인 미요호는 개발·운영에 연간 2억 달러(약 2640억 원)를 쏟아붓는다”며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력에 매번 같은 게임 포맷을 앞세우니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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