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올해로 5년이 됐다. 위원회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9년부터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과 계절관리제 시행계획 등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수립 과정에 함께해왔다. 지난 5년간 미세먼지 상황은 개선돼 2022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9년보다 26% 개선됐다. 미세먼지와 그 생성 물질의 배출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상 여건과 국외 유입 등 복합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의 저감이 농도 개선으로 이어진 그동안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은 미세먼지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평균적인 대기질이 개선됐더라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많은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적인 불편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 속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미세먼지 정책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사업장과 자동차 등 주요 배출원에 대한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효과적으로 저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생활 주변의 미세먼지까지 세심하게 관리해 국민이 생활 속에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봄철 초미세먼지 총력대응방안’은 이 같은 고민을 담아 올 2월 발표됐다. 올해로 네 번째 시행되는 봄철 총력 대응은 석탄 발전 감축, 농촌 불법 소각 예방 등 기존 주요 배출원에 대한 저감 대책에 더해 국민 생활 공간 속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과제들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학교와 어린이집, 지하 역사 등 국민 일상생활 공간에 공기 정화 설비의 점검 강화 등을 통한 초미세먼지 관리에 집중한다. 특히 신학기를 대비해 모든 학교에 대해 실내 공기질을 점검한다. 그동안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탄력적 근무를 권고할 수 있는 규정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해 올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경우 임산부와 호흡기 질환자 등 미세먼지 취약 계층에 대해 탄력적 근무 시행도 권고한다. 1차적으로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안이지만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시행을 독려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현장 실행력을 높여 정책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 역시 눈에 띈다. 공공 석탄화력발전소는 봄철의 난방 수요 감소를 고려해 겨울철(12~2월)에 비해 더 많은 기수를 가동 제한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영농 단체까지 합심해 농촌 지역의 불법 소각을 관리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발생 저감과 산불 예방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이동량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성을 반영해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의 저속 운항을 지속 추진하고 도로와 지하 역사 등 이동 공간에는 습식 청소를 강화해 날림 먼지를 줄이고자 한다.
미세먼지 정책의 효과는 과학적 수치로만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전반적인 대기질이 개선돼 맑은 날이 많다고 인식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더라도 미세먼지 취약 계층에 대한 촘촘한 관리로 안전하다고 인식할 때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기오염 물질도 더 효과적이고 실용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미세먼지특별위원회는 그동안 시행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 ‘제2차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5~2029)’을 수립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 5년 동안의 미세먼지 저감은 국민들의 협조와 이해 덕분에 가능했다. 미세먼지특별위원회는 중장기적으로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