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전체 지역구 254곳 중 국민의힘은 233곳의 후보를, 더불어민주당은 210곳의 후보를 각각 확정하며 총선 대진표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당의 공천 잡음은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나, 친윤계와 현역 의원들이 대거 본선에 진출하며 ‘혁신도, 감동도 없는 공천’이라는 꼬리표를 끝내 떼어내지 못했다. 민주당에서는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당 안팎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며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여야는 연일 상대 정당의 공천을 평가절하하고, 자당 공천에 대해서는 자화자찬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심판의 날이 다가왔습니다”라며 발언을 시작한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2년간 나라를 망치고도 어느 것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며 “국정 실패를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책임자들에게 국회의원 후보 공천장으로 꽃길을 깔아주는 ‘패륜 공천’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 공천 후보들과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며 “사면·음란·돈봉투·친일·탄핵 비하·극우·양평도로게이트 공천”이라고 맹폭하고, “4월10일은 경제폭망, 민생파탄, 민주파괴를 심판하는 날이자 ‘패륜 공천’에 대한 심판의 날이다”라며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부각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해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춘 혁신 공천으로 공천 혁명을 이뤄냈다”며 “옥동자를 낳으려면 진통은 피할 수 없다”라며 객관적인 과정을 통한 ‘혁신 공천’, ‘공천 혁명’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의 선택을 한 달 앞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입장’이라는 대국민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압박했다. 입장문 서두에 “‘운동권 특권세력, 부패세력, 종북세력 합체’로 자기 살기 위해 나라 망치는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한 위원장은 “부패세력들, 종북세력들이 이재명 대표 민주당을 숙주로 대한민국을 장악하는 것을 막겠다”며 ‘운동권 청산론’ 및 ‘종북론’을 다시 꺼냈다. 그는 “이 대표가 종북세력과 손잡는 이유가 오직 자기가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 “사적이고 말초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민주당에서 말도 안되는 ‘사천’과 ‘협잡’ 행태를 봐 달라”고 민주당 공천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재명의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의 공천에 사심이 반영된 것이 단 하나라도 있었습니까?”라고 물으며 “저는 전혀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시스템 공천’을 재차 강조했다.
여야는 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 고양시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남 홍성과 천안을 각각 방문하는 격전지 행보를 이어간다.
오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