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 감독이 주장인 손흥민 선수(토트넘)와 충돌로 ‘하극상 논란'을 빚은 이강인 선수(파리 생제르맹)를 국가대표로 다시 선발하며 “이제는 화합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 23명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황 감독은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충돌에 대해 "이런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냐.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팀원들,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등 모든 팀 구성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강인 등 선수 선발 경위에 대한 질문에는 “코칭스태프 선임 후 그간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55명의 예비 명단을 정했다”면서 “2주 간 코치들과 K리그 등을 관찰했고 해외 선수들은 영상을 통해 컨디션, 포지션 등을 확인해서 모든 걸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상 선수를 빼고 23명을 뽑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강인과 관련해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면서 “이강인은 우리 축구 팬 여러분들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 의견을 냈다. (나도) 그런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과 이강인에 대한 국민 여론이 태국과의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 결정은 감독인 제가 한 것”이라며 ‘정공법’을 제시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이번에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위기는 넘길 수 있지만 다음에 부른다고 이 문제가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이강인이 한국에 오면 여러 가지 상황상 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선수 시절 경험으로 봤을 때 항상 이런 팀 내부의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얼마나 빨리 이를 푸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이 다시 모이면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요소가 되며 그런 경험을 제가 선수 시절에 했다”며 운동장에서 일어난 건 거기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직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체제의 문제로 지적된 전술적 움직임의 부족과 손흥민·이강인 선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구상은 해뒀지만 여기서 말씀드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려 한다. 이전에는 공격, 수비 시 불균형이 많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