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영면 53주기를 맞았다.
유한양행과 유한재단, 유한학원은 경기도 부천시 유한대학에 위치한 유일한 기념홀(윌로우 하우스)에서 유 박사의 제 53주기 추모식을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추모식은 유족 및 조욱제 사장을 비롯한 유한양행 임직원, 유한재단, 유한학원, 유한 가족사 임직원과 재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 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유 박사는 살아계신 동안 당신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다”며 “모든 것을 다 주고 떠나면서도 안타까워하던 세상의 빛과 소금과 같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인 모두는 박사의 고귀하고 값진 가르침을 바탕으로 2년 남은 유한 100년사를 창조하고 글로벌 50대 제약기업이라는 우리 목표와 그레이트앤글로벌(Great&Global)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며 “유한양행은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이바지 하는 기업으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과 유한재단·유한학원은 매년 유 박사의 기일에 추모행사를 갖고, 이를 통해 창업 당시부터 계승해 온 유 박사의 애국애족 정신과 숭고한 기업이념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있다.
유 박사는 한국 기업의 선구자로서 1926년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제약회사 유한양행을 창립했다. 1971년 3월 11일 작고할 때까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공익법인 유한재단을 설립하는 등 모범적인 기업활동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정신을 몸소 실천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 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1936년 개인기업이던 유한양행을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했다.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주식상장을 통해 기업공개를 단행(1962년)했고, 1969년에 이미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전문경영인체제를 정착시켰다.
유 박사는 유언장을 통해 장남 유일선 씨에게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뜻을 전하고, 손녀인 유일링(당시 7세) 양의 학자금으로 1만 달러만을 남겼다. 딸 유재라 씨에게는 유한중·공업고등학교 일대의 땅 5000평 등을 상속했는데, 이 역시 유한동산으로 조성해 학생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또 ‘소유주식을 비롯한 모든 재산들은, 유한재단에 남겨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쓰도록 한다’는 유언을 남겨 전 재산 사회 환원이라는 평소의 뜻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