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장사로 번 돈으로 선행을 이어온 박춘자(94) 할머니가 2018년 6월 28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재단 본부 앞 도네이션파크에서 열린 1억 기부자 모임 ‘그린노블클럽’ 창단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초록우산재단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박춘자 씨가 자신의 집 보증금을 기부하고 9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초록우산재단은 박 씨가 11일 세상을 떠나면서 생전 밝힌 뜻에 따라 살고 있던 집 보증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박 씨는 2019년 건강이 악화되자 본인이 사망할 때 집 보증금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재단에 따르면 박 씨는 10세 무렵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서울역 앞에서 김밥 장사를 시작한 후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장사를 이어갔다. 이후 2008년에는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모은 돈 3억 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같은 해 한 수녀원에 장애인 그룹 홈 건립을 위해 3억 원의 후원금을 추가로 냈다. 2011년에는 해외 아동 지원에 써달라며 1000만 원을 재단에 전달하고 2019년에는 재단에 매월 정기 후원을 신청했다.
2021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박 씨는 같은 해 12월 청와대 기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아 가슴 아린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번 돈으로) 먹을 것을 사 먹었는데 너무 행복해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다”며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씨의 발인은 이날 경기 성남시 소망장례식장에서 엄수됐으며 안성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