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신용 위기에 빠진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의 ‘구원투수’로 나선 데 이어 미국 의회가 강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틱톡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히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므누신 전 장관은 14일(현지 시간)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틱톡을) 매우 좋은 사업으로 생각한다”며 “틱톡 인수를 위해 투자자들을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6개월 내로 틱톡을 매각하지 않을 시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틱톡 퇴출법’에 동의하며 “틱톡은 미국 기업이 소유해야 한다. 중국에서 미국 기업이 이런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므누신 전 장관은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할 다른 투자자들이 누구인지, 틱톡 미국 사업의 가치를 얼마로 책정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1억 7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 틱톡의 기업 가치를 500억 달러(약 66조 5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바비 코틱 액티비전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 역시 틱톡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에게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가격을 제시했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등에 함께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국 하원은 전날 틱톡 퇴출법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중국 기업 소유인 틱톡이 미국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거나 서비스가 여론을 조작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등 국가 안보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양원을 통과하는 대로 서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원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매각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틱톡의 가격표는 투자자 구성을 사모펀드 연합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기업 혹은 둘의 조합으로 제한할 것”이라면서도 “반독점 규제 당국이 이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미국 투자회사 리버티스트래티직캐피털을 이끄는 므누신 전 장관은 이달 초 상업용부동산 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진 미국 지역은행 NYCB의 지분 투자에 참여하며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다. 리버티스트래티직캐피털은 4억 50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으며 허드슨베이캐피털(2억 5000만 달러), 레버런스캐피털파트너스(2억 달러), 시타델글로벌 등 역시 투자가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