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개최한 ‘워킹맘·워킹대디’ 간담회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급여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되기 위해 퇴근 후 충분히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가족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양육부담 경감과 일·가정양립을 중심으로 저출생 대책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주 부위원장은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워킹맘·워킹대디를 대상으로 한 릴레이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주 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난임부부 간담회를 시작으로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부 등 정책 수요자들을 초청해 의견을 듣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저고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양육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는 한 남성 근로자는 “육아휴직급여가 낮아 휴직을 선뜻 결심하기 어려웠다”며 “급여를 인상하면 남성들도 더 많이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또다른 남성 참석자는 “워라밸을 맞추기 위해 이직을 결심했다”며 “남성도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프리랜서·자영업자와 같이 육아휴직제도에서 소외돼있는 직업군의 근로자들도 일가정양립 제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력단절을 경험했다는 여성 참석자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초등 돌봄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저출생 정책 과제”라고 조언했다.
주 부위원장은 “맞벌이 부모들이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며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 부위원장은 “저출생 해법의 큰 축을 양육부담 경감과 일·가정양립 지원으로 보고 있다”며 “사각지대가 해소되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주 부위원장은 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을 만났다. 주 부위원장은 “중견 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2%(5576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과 고용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주요 주체”라며 “근로자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 우수 사례가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최 회장은 “초저출생은 대한민국의 존속을 가르는 위험요소”라며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근로자의 삶을 개선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