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도쿄 여행객에게 떠오르는 인기 관광지가 있다. 그 곳엔 도쿄타워를 비롯해 도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단일 아티스트 뮤지엄 중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한 팀랩 보더리스도 새롭게 자리 잡았다. 바로 ‘아자부다이 힐즈’다. 물결치는 듯한 건물들과 푸른 나무로 조성된 도시에 관광객뿐만 아니라 직장인, 시민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신간 ‘도쿄를 바꾼 빌딩들’은 아자부다이 힐즈를 비롯해 사람을 모으고 동네를 살리고 도시를 바꾼 도쿄의 도시 개발 사례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모리빌딩에 입사한 최초 한국인으로 유명한 박희윤이다. 모리빌딩은 1986년 민간에서 시작하는 일본의 최초 대규모 재개발사업인 아크 힐즈를 비롯해 롯폰기 힐즈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디벨로퍼다.
저자는 책에서 건물은 단순하게 빌딩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어떤 건물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모일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모일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성된 도시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관점에서 저자는 도쿄에서 꼭 가봐야 할 10개 지역과 그 중심이 되는 빌딩을 꼽았다. 대표적인 곳이 35년의 건축 끝에 지난해 11월 문을 연 아자부다이 힐즈다. 앞서 모리빌딩은 도쿄의 도시 개발을 계획하면서 △출퇴근 지옥 벗어나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이 가능한 도시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동네 △재해에 안전한 도시 △글로벌 플레이어가 모여 생활하고 일하고 교류하는 도시를 그렸다.
이 철학이 잘 반영된 게 바로 아자부다이 힐즈의 국제학교와 게이오대학 예방의료센터다. 이 지역은 외국계 기업, 대사관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외국인 거주자의 비율도 압도적으로 많다. 도시에 현대적인 건물만 있었다면 아무리 유명 건축가가 지었어도 도시가 커지긴 힘들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국제학교와 의료시설을 짓고 양질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자녀를 포함한 온 가족이 이 지역에 거주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도시 개발이 이뤄졌기에 밤낮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될 수 있었다.
책은 이 외에도 시부야, 긴자, 롯폰기, 오모테산도, 마루노우치, 니혼바시 등 도쿄를 대표하는 지역을 도시 개발의 측면에서 조명한다. 이 지역들은 특정 장소, 빌딩을 거점으로 사람을 모으고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키워나간 공통점을 가진다. 책을 통해 한국에서는 어떤 도시모델이 가능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 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