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안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미국이 환영한 반면 이스라엘은 이를 일축하는 등 이견을 드러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단계적 철수와 함께 이스라엘인 인질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휴전안의 새로운 버전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우선1단계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1차 교환하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기한을 정한 뒤 영구 휴전을 위한 날짜를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종전에는 인질과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대신 즉각 영구적을 휴전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한 발 물러선 셈이다.
또한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성 인질 35명과 여성 인질 5명을 석방하는 대신 남성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10명, 여성 인질 1명당 수감자 50명을 석방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았다. 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로 철수해 일부 피란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있다.
2단계에서는 적대 행위(교전) 추가 중단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추가 석방을 진행한다. 최종 3단계에서는 하마스가 숨진 이스라엘 인질의 시신을 넘겨주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하자는 게 이들의 제안이다.
백악관은 하마스의 새 제안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미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지만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관은 하마스의 새 제안이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이스라엘·미국·카타르·이집트 4자 간 회의에서 합의한 틀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당시 회의에서 4개국은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이스라엘 인질 10대 1 비율의 교환을 골자로 한 중재안 초안을 제시했다. 커비 소통관은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새 제안에 대해 “여전히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일축했다고 총리실 측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전멸이 목표인 만큼 가자지구 내 진행 중인 군사작전을 종료하기 위한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라파에는 100만명 넘는 민간인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머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라파의 민간인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대규모 지상작전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