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누적 관객수 900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가에서는 이번주 말 올해 첫 천만 영화 등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파묘’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34만 관객을 모으며 누적 관객수 901만명을 기록했다. 영화 개봉 24일 만이다.
‘파묘’는 지난 8일 700만, 10일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6일 모객 34만명은 전주 토요일(9일)의 55만 명에 비해 다소 줄어든 속도지만 다음주 천만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천만영화인 ‘서울의 봄’이 개봉 27일 만에 900만 명을 돌파한데 비하면 사흘이 빠른 것이다. ‘서울의 봄’의 최종 관객수는 1312만 명이다.
‘댓글부대’와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개봉하는 이달 27일까지 ‘파묘’의 기세를 꺾을 만한 대작 개봉이 예정돼 있지 않은 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파묘는 최근 해외 133개국 판매소식과 더불어 해외 영화제 초청까지 연이은 낭보를 전하고 있다.
파묘의 흥행세는 국내에서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오컬트’ 장르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 현상 또는 주술적 내용이 특징인 영화 장르를 말한다. 파묘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오컬트 영화는 688만명 관객을 동원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었다. 파묘는 8년 만에 곡성의 관객수를 훌쩍 뛰어넘으며 올해 첫 천만 영화의 영예까지 안을 전망이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 영화를 잇따라 선보인 장재현 감독은 ‘파묘’로 자신의 최고 흥행 기록도 다시 쓰게 됐다. ‘파묘’ 이전 장 감독의 최고 흥행작은 544만명의 ‘검은 사제들’이었다.
영화 비수기에 개봉한 파묘의 흥행 성공은 극장가에서도 큰 화제다. 설 연휴 이후 비수기에 개봉한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성적이다. 영화계에서는 영화 후반부에 대한 논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대한 호평과 비판이 갈리면서 논쟁이 거세진 점이 오히려 관객의 관심을 자극했다. 지난해 천만을 넘은 영화 ‘서울의 봄’처럼 양분된 진영 논리들이 오히려 관객 동원에 도움이 됐다는 해석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이 주연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