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으로 국회의원을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1위가 ‘소방관’이었다.
18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지난해 한국·미국·일본·독일·중국 5개국의 만 18~64세 취업자 1500명씩(총 7500명)을 대상으로 15개 직업의 사회적 지위(직업 위세)를 5점 척도(‘매우 낮다’ 1점~’매우 높다’ 5점)로 매기도록 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위세의 의미를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직업에 대해서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권위, 중요성, 가치, 존경에 대한 인식 정도 또는 평가”로 규정했다. 비교군인 15개 직업으로는 국회의원, 영화감독, 기계공학 엔지니어, 중고교 교사, 소방관, 건설일용근로자, 인공지능(AI) 전문가, 약사, 은행 사무직원, 중소기업 간부사원, 사회복지사, 디지털콘텐츠 크리에이터, 음식점종업원, 소프트웨어(SW) 개발자, 공장근로자를 제시했다.
한국인들은 여기서 국회의원(4.16점)을 1위로 꼽았다. 다음으로 약사(3.83점), 인공지능 전문가(3.67점), 소프트웨어 개발자(3.58점) 순이었다. 공장 근로자(2.19점), 음식점 종업원(2.02점), 건설 일용 근로자(1.86점)이 하위권이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국회의원이 1위였다. 일본은 약사, 중국은 영화감독이 뒤를 이었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소방관이 1위로 꼽혔다. 미국인들은 소방관에 3.93점을, 독일인들은 3.85점을 줬다. 한국에서 소방관은 11위(3.08점)였다.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1위를 한 국회의원은 미국에서는 12위(3.37점), 독일에서 10위(3.32점)였다.
이 조사에서는 자기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미국이 3.37점으로 가장 높았고, 독일 3.31점, 중국 3.08점, 한국 2.79점, 일본 2.68점이었다. 연구진은 “직업 위세에 대한 자기 평가 수준은 직업 자존감과 직결되고 이는 개개인의 직무몰입이나 직장헌신 등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며 “한국과 일본의 취업자들이 자신의 직업 위세를 낮게 평가한 것은 이들의 낮은 직업자존감을 일정하게 반영한다”고 했다.
직업 위세에 대한 인식 편차는 한국이 가장 크고, 미국이 가장 적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일본과 독일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 귀천의식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초중등 및 일반 성인교육 등을 통해 직업 지위에 대한 귀천의식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