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운영체제(OS)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OS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은 물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판도를 좌우하는 구글처럼 ‘로봇 OS’를 선점하기 위해 전자는 물론 정보기술(IT) 업계 등 가릴 것 없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LG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개발사인 미국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투자한 것도 로봇 OS 공략을 위한 시도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베어로보틱스의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 배송 기술력을 활용해 로봇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을 높이려 한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글로벌 IT 전시회 LEAP에서 로봇 전용 OS인 ‘아크마인드’를 처음 선보이며 로봇 소프트웨어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아크마인드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의 제어·인지·이동을 위한 전용 응용프로그램(API) 역시 포함됐다. 네이버는 자체 제작한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먼저 적용한 뒤 다른 로봇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민 세계 로봇 전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로봇이 공급되면서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135억 달러 수준이던 로봇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2032년 800억 달러(약 10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로봇 소프트웨어 ‘MSRDS’와 ‘인텔리전트 로보틱스’를 개발했고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 로보틱스’, 아마존은 ‘로보메이크’를 내놓는 등 빅테크들은 로봇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선도할 채비를 끝마쳤다. 로봇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봇의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결국 소프트웨어를 로봇 대전의 승부처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