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기고]혁신 한계 도전하는 수면산업

안성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원장

수면 관심 높아져 기업진출 늘지만

안전·성능 검증평가체계는 미흡

'진흥센터'구축, 제품개발 뒷받침

세계시장 겨냥 맞춤형 지원 필요





한국의 10대는 학업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20~40대는 구직 및 직장 내 무한 경쟁으로, 50대 이상은 신체적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수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한국은 불면증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수면은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수면 장애가 우리 주변에 흔히 발생하고, 때로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현대인들의 행복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불면증 등 수면 장애 환자 수도 해마다 증가해 국가적으로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국민의 활력 저하, 경제적으로는 의료비 증가에 따른 재정 손실, 사회적으로는 수면 장애 질환에 대한 개개인의 건강권 보호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은 수면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는 만성질환, 심리적 및 신체적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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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나아가 수면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돕는 수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면 산업은 숙면을 지원하는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수면 장애를 치유하고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디지털 기기, 기술 서비스 등도 포함한다. 수면과 관련된 의료·사회적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가 확산됨에 따라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가 수면 산업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 수면 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598억 달러(약 79조 원)에서 2030년 1119억 달러(약 148조 원)로 연평균 6.47%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나 관련 안전성과 성능 및 효과를 검증할 실증 체계 및 시험 평가 기반 구축은 미흡한 편이다.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인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충남 아산에 수면산업진흥센터를 구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충남도·아산시의 지원을 받아 약 246억 원이 투입됐으며 3040㎡ 부지면적에 수면실증실·비디오기반행동분석실 등 총 50종 82대의 다양한 시험·연구 설비가 갖춰져 있다. 앞으로 수면 산업 생태계 전(全) 주기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국내 수면 산업 발전의 중심으로 자리 잡도록 도울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수면 실증을 통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단계에서 필요한 성능과 유효성을 분석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 수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침대·조명과 같은 수면 친화용품을 넘어 개인의 수면 패턴 분석과 개선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수면 장애 진단과 컨설팅까지 생태계가 확장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개개인의 수면 질을 향상시키고 불면증과 같은 수면 질환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는 더욱 편안한 수면 환경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면 전문가들의 상담 서비스도 개발되는 등 매일 숙면을 원하는 국민 모두의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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