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추위에 벚꽃 개화시기가 늦춰지면서 지자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주인공인 꽃 없이 행사를 치러야할 상황에 놓이면서 일부 지자체는 축제를 연기하는 등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22일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시작으로 23일 '제6회 장전리 왕벚꽃 축제'가 예정돼 있다. 축제를 앞두고 주무대인 제주시 삼도1동과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거리 일대에는 청사초롱 또는 조명이 내걸리고 행사용 천막이 설치됐지만 정작 꽃이 피지 않은 나무가 대부분이다.
당초 기상 예보에 따라 이번 주말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조시간이 적고 많은 양의 비로 인해 개화가 늦어질 전망이다. 당초라 제주는 평년보다 3일 빠른 21일부터 벚꽃이 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적으면서 개화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내린 비도 제주 지역 벚꽃 개화를 늦춘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상청은 4월 초는 돼야 벚꽃이 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도 23일부터 '제5회 울주 작천정 벚꽃축제'를 진행한다. 매년 3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 대표 축제이지만 올해는 벚꽃이 피지 않은 채 개막식을 치러야할 처지에 놓였다. 벚꽃 개화가 예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해 축제 일정을 1주일이나 앞당겼지만 '꽃샘추위'로 벚꽃이 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 역시 벚꽃축제를 사흘 남겨두고 날씨가 따뜻해지기만을 기다리고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주시는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는 축제를 1주일 연기했다. 당초 오는 22일부터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벚꽃이 피지 않으면서 일주일 연기한 29일에 축제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