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이 20일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한동훈 지도부’를 공개 저격했다.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윤석열)’계 핵심인 이 의원 간의 힘겨루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인재영입위원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당초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뒤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지도부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지도부인 한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을 향한 불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저는 공동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 공천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어떤 분들은 ‘국민의힘 공관위원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왜 관여하느냐, 월권 아니냐’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한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고 잘못된 것이다. 특히 장 사무총장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자신이 비례대표에 호남·노동·장애인·종교계 인사를 추천한 건 당헌·당규에 따른 소외 계층 배려 차원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밀실에서 제가 권한 없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라며 “그 과정에서 한 위원장과 의견이 맞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제가 고집을 부려서 갈등이 유발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비례대표 선정에 참여하거나 사적 인연을 갖고 요청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장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무총장인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 일일이 반박 입장을 내지 않겠다”며 “지금은 선거 승리만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미래는 전날 ‘골프 접대 의혹’을 받는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비례 17번)의 공천을 취소했지만 내홍이 잦아지기는커녕 총선을 앞두고 권력투쟁이 본격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