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1일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항명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 출석에 앞서 인근 카페에서 박 대령과 만남을 가졌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했던 박 대령은 수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는 상관의 명령·지시 불이행과 관련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박 대령과 면대면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치적 오해가 있을까봐 만나지 못하다가 오늘 공판을 맞아 꼭 힘이 돼주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령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복무했을 뿐인데 항명죄를 적용받았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대통령은 본인에게 권력을 위임해준 국민의 생각에 반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호주대사 부임 11일 만에 전격 귀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관련해서도 “누가 봐도 총선 일정에 맞춰서 귀국 일정을 잡은 것으로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대사직을 정상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인 만큼 본인의 결단이 필요하다. 늦어지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전격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양향자 의원이 전날 발표된 비례대표 명단과 관련해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 “양 의원이 추천한 공관위원(이신두 전 서울대 교수)이 추천한 인사가 비례 3번으로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바라시던 것에 비해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다양한 세력이 모여있는 정당이다보니 어느 세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권위에 신뢰를 보내면서 공관위를 운영했기 때문에 그 결정을 따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본인이 영입한 이창한 전 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비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반도체 업계도 분노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탈당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 대표는 “양 의원께서 어떤 선택을 하실지는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