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학생들이 때 아닌 '비키니 시위'에 나섰다. 극심한 더위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캠퍼스 시설과 인프라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G1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 가톨릭대학(PUC-SP) 학생들은 이날 캠퍼스에서 비키니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시위 선언문에서 "학생, 교사, 교직원이 지옥의 열기 속에서 각자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건강에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심리학과 1학년생인 마리아 씨는 "가톨릭대학은 훌륭한 교육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폭염을 견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에어컨이 있는 교실이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비키니를 입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중남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60도에 육박하는 등 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상파울루는 역사상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시위는 캠퍼스 전용 데이트 페이지 '스포티드(Spotted)'를 통해 확산됐다. 상파울루 가톨릭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경비원 채용, 에어컨 부족 등 학생 생활 문제와 관련된 요구 시위가 이 데이트 페이지를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