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투기판'된 모아타운… 지분쪼개기 미리 차단한다

투기세력 유입 의심 땐 건축허가 제한

소유자 25% 반대하면 공모 제외

강남구, 사업 동의율 50%로 강화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강남3구 등 주택 소유주와 임대사업자들이 지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모아타운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강남3구 등 주택 소유주와 임대사업자들이 지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모아타운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규모 노후 저층 주거지를 재정비하는 모아타운 사업이 투기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시가 대책을 내놓았다. 투기 세력 유입이 의심될 경우 건축허가·착공을 제한하며, 토지 등 소유자 중 25% 이상이 반대할 경우에는 아예 모아타운 공모를 신청할 수 없도록 했다. 시는 현장점검반도 꾸려 투기 등 위반행위 적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는 21일 이런 내용의 ‘모아주택·모아타운 갈등 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이날부터 즉시 적용된다.



이는 모아타운이 투기판으로 변질됐다며 사업에 반대하는 이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시는 “모아타운과 관련한 지분쪼개기·갭투자 등 투기 우려 및 주민 갈등과 오해를 없애고 건전한 사업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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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토지 등 소유자 25% 이상 또는 토지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는 경우 △부동산 이상거래 등 투기세력 유입이 의심되는 경우 △이전 공모에 제외된 사업지 중 미선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구청장이 공모에서 제외할 수 있다.

조합원이 주택 등 건축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정하는 기준 날짜인 권리산정기준일도 기존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결과 발표 후 고시 가능한 날’에서 ‘모아타운 공모(시·구)접수일’로 앞당겨 지분쪼개기 등 투기 세력 유입을 조기 차단한다.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 전후로 분양권을 노리고 지분을 쪼개는 ‘꼼수’ 건축행위를 막기 위해 투기 징후가 보이거나 의심되는 지역에서 구청장이나 주민(50% 이상 동의 시)이 요청할 경우, 시가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건축허가 또는 착공도 제한할 방침이다.

시는 등록되지 않은 정비업체나 부동산 중개업소가 난립하지 못하도록 ‘위법활동 신고제’를 도입해 신고도 상시로 접수받는다. 또 현장점검반도 꾸려 모아타운 주요 갈등 지역을 직접 점검하고 투기 등 위반행위를 적발해 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강남구는 자치구 최초로 모아타운 사업 신청 기준을 만들고 소유자 동의율 기준을 강화했다. 서울의 사업 신청 요건은 소유자 30%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되지만, 강남구는 토지 등 소유자 50% 및 토지 면적 40% 이상이 동의해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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