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인 스피커’로서 한계가 있다는 당내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통령실 실장과 수석들이 직접 언론에 나서는 일이 부쩍 늘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성태윤 정책실장으로 이달 3일(MBN)과 9일(채널A) 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직접 설명했다. 교수 시절부터 칼럼 기고· 언론 인터뷰 등 활발히 활동을 해온 성 실장은 정부 정책을 알리는 데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의대 증원 업무를 총괄하는 장상윤 사회수석도 지난 18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과대학 교수의 사직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며 의료계와 각을 세우는 등 의료 개혁 정당성을 설파 중이다.
외교·안보 업무를 지휘하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4일 “이종섭 대사가 조사를 안 받으려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가 수사를 안 한 것이 핵심”이라고 SBS라디오와 인터뷰했다. 국가안보실장이 민감한 외교 안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전 정부의 청와대 참모들이 총선 전 공개 발언을 최소화하고 극도로 몸을 사렸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통령실의 행보가 여당의 ‘스피커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의료개혁이나 공시지가 현실화율 폐지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내놔도 홍보에 한계가 있어, 대통령실이 지원사격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한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접전 지역이던 한강벨트, 낙동강벨트가 열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의힘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