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의 쾌속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도 전 세계 컨테이너선이 모두 중국 조선사들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필두로 친환경 연료 컨테이너선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올해는 ‘선별 수주’ 전략이 한층 강해진 모습이다.
24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상선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단 한 척도 없다. 전 세계에서 발주된 컨테이너선 21척 모두 양쯔장조선·장난조선 등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올해 1분기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HD한국조선해양이 64.8%, 삼성중공업이 39%의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등 빠른 속도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한 선별 수주 속에도 컨테이너선 인도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했다. 저가 수주 전략을 펼치는 중국의 절반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2023년 국내 조선사들은 총 51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는데 같은 기간 중국은 100척이었다. 2022년에도 국내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 104척을 수주했고 중국은 189척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쌓이는 선박 수주 잔액으로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이 심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일반적으로 다른 선박보다 선체가 긴데, 최근 조선 3사는 총상선 수주 잔량이 700척을 넘길 정도로 도크가 꽉 찼다”며 “도크의 효율화을 위해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세계에서 발주한 컨테이너선 21척 가운데 14척은 메탄올 추진선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연료 컨테이너선에도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총컨테이너선 수주 29척 가운데 24척, 삼성중공업은 16척 전부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