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KT&G(033780) 주주총회에서 방경만(사진) 수석부사장 사장 후보가 선임 될 것이라는 힘이 실리며 리더십에 대한 문제가 부상됐다. 연 매출 6조원에 달하는 KT&G가 10여 년 만에 새로운 사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한편 경찰 수사성에 올라서다. 게다가 방 사장 선임안에 대해 일부 주주 간 신임 사장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내걸며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2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8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제37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2명 선임 안건 등을 진행한다.
이날 사장 후보로 오른 방 사장은 1998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로 입사한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 요직을 거쳤다. 특히 브랜드실장 재임 때 출시한 ‘에쎄 체인지’는 현재 국내 궐련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본부장으로 재직 시에는 해외 진출국을 40여 개에서 100여 개로 늘리며 글로벌 매출 1조원 성과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주주 간 갈등…백복인 사장 그림자 지우기 어려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기업은행,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가 등이 방 사장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섰지만, 국민연금,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 지배구조자문위원회 등이 찬성한다고 나서며 사실상 선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 사장 임명과 관련해 “두 표를 확보한 상황에서 사실상 방 사장의 임명은 확실 시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표는 집중투표제로 진행된다. 1주 당 의결권 2개를 행사하는 셈이다. 한 곳에 몰아주기 투표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후보는 KT&G 이사회측에서 제시한 방 사장과 임민규(엠케이컨설팅 대표), ibk기업은행측에서 제시한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이다.
집중투표제…두 표 이사 얻으면 누구든 선임 가능
3명 중 두 번째로 표를 많이 확보하더라도 사장 선임은 가능하다. 그 와중에 국민연금이 손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하며 사외이사 후보 간 박빙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내이사는 1명, 사외이사는 2명의 후보가 올랐다. 이에 따라 방 사장후보는 3등까지 가지 않을 경우 사실상 사장 후보에 힘에 실리는 상황이다. KT&G관계자는 “세 명의 관계자 중 방 사장후보는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리더십 부재…경찰 수사 대상에 백 사장 후보 그림자 과제
방경만 후보가 사장직에 오르면 10년 만에 리더가 바뀐다. 다만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인해 방 후보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고, 수석부사장 선임 이후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했다는 점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T&G는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은 좋지 않다. 실제 2015년 4조1340억원이던 KT&G 매출은 지난해 5조8724억원으로 8년 새 42.1%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015년 1조3663억원에서 2016년 1조4688억원, 2017년 1조4411억원부터 지난해 1조1679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백복인 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터라 행동주의펀드들이 제기했던 경영 쇄신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우려에 더해 최악의 경우 리더십 부재 가능성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백 사장과 방 후보 간 카르텔은 끊을 수 없다”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생기고 있다. 국민연금은 손동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하며 사실상 기업은행의 안건에 대해 일부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표현했다. 이에 KT&G도, 반대편도 정확히 편을 가르지 않는 상황이다.
KT&G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 진행을 위해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하고,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견도 반영했다"며 "심도있고 충분한 논의 끝에 방경만 사장 후보가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어 최적의 후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최대주주(지분율 6.93%, 작년 기준)이지만, KT&G가 공익재단으로 보유 중인 지분이 약 11%에 이른다. 또 3대 주주인 국민연금(6.31%)까지 돌아서면서 기업은행은 신규 사외이사로 손 교수를 이사진에 포함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