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수사 도피’ 논란을 일으켰던 이종섭 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사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재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촉구한 것에 대해 공수처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사 측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사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주호주 대사직을 면해주길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대사 임명이 발표된 지 25일 만이다.
이 대사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 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수사 절차 대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선 딱히 입장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앞서 이 대사 측은 이달 세 차례에 걸쳐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낸 바 있다. 공수처는 지난 22일 디지털 증거 자료 분석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참고인 등 조사가 충분하지 않아 당분간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을 벌이다 숨진 채 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해 수사를 받던 중 한 차례 약식 조사 끝에 출국해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다 부임 11일 만인 21일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