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서 있지만 어떤 면들에서는 나약하기 그지없다. 직립보행은 만성적인 두통·요통을 야기했고, 성체로 성장하는 데 십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
인간은 왜 불완전한 존재가 됐고,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됐을까.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저자는 “인간은 단지 불완전한 타협으로 만들어진 운 좋은 영장류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우주와 지구, 생명체의 탄생부터 인류의 출현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을 살핀다. 인류의 승리의 원인은 ‘진화의 역설’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불완전함은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를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종으로 만들었다. 그에 따르면 진화는 최적화가 아닌 변화와 적응의 과정을 의미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진화와 생존의 핵심이 아니다. 유연함과 기동성으로 불완전하지만 적절한 땜질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현생 인류에게 닥친 여러 문제도 진화론적 관점에서 고민해본다. 1만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