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섭섭해요. 조금 더 넓어야 했어요. 부스도 (실제 여행을)가보고 싶게 꾸며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정보 제공에 그치는 정도에요. 공사(한국관광공사)가 협회와 함께 하면 더 멋있었을 겁니다.”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4 내 나라 여행박람회(28~31일)’ 현장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행사장을 둘러보고 난 후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나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열렸던 ‘내 나라 여행박람회’는 올해는 다소 ‘외곽’이라고 볼 수 있는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됐다. 주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다.
‘내 나라 여행박람회’는 국내 최대의 여행박람회로 평가된다. 지난 2004년 첫 행사가 열렸으니 올해로 21회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올해서야 제대로 열렸는데 실제로는 관광 업계와 여행 애호가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는 ‘내 나라 로컬여행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했으며 주최측 발표에 따르면 132개 기관・개인이 230여 개 규모의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유 장관은 문체부와 지자체, 관광업계, 관광협회중앙회 등 10여 명과 국내 관광 진흥에 대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의 중심에 있는 코엑스에서 할 때는 그 장소를 방문하는 청년들이나 시민들이 많아 자동적으로 여행박람회도 흥행이 되는데 여기(aT센터)는 일부러 와야 해서 방문자가 늘 수 없는 구조에요”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국내 여행을 살려야 합니다. 지자체는 분발해야 해요. 어제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식과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인 창원 산업단지 등을 방문했어요. 지역의 문화행사는 모두 관광과 연결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글로벌 수준의 자동차, 전자 등을 통해 산업관광을 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여행박람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 나라 여행박람회’의 규모 자체를 더 키우거나 또는 연간 2회를 개최하는 방식, 다른 지역·시기에 특정 여행박람회를 열어 지역을 홍보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국내 관광은 습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예산과 의지의 문제인 데, 문체부는 향후 여행박람회 예산의 추가 반영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체부에서 지난 28일 개막식에 장미란 관광 담당 제2차관이 참석한 데 이어 토요일인 30일에는 장관이 현장을 챙기고 간담회까지 진행하면서 정부가 국내 관광에 한층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올해 관광 분야 예산으로 작년 대비 6.6% 증가한 1조 3115억 원을 편성한 상태다. 이는 정부지출 평균 증가율(2.8%)의 두배 이상이다.
지난해 12월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2024년 기준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유치(2019년은 1750만 명), 관광수입 245억 달러(2019년은 207억 달러) 등의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외래 관광객 유치와 함께 국내 관광 활성화에도 방점을 찍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