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088350)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가 제판분리(보험 상품의 개발과 판매의 분리) 3년 만에 흑자 전환과 배당에 성공했다. 도입 당시 업계에서는 안착하기 어렵다고 우려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금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89억 원을 기록해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으며 지분 11.1%를 보유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에 약 15억 원을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한금서는 설립 첫해 1만 9131명이던 설계사(FP)가 지난해 말 2만 2609명으로 늘어 GA 업계 1위에 올랐다. 설계사 정착률(13월 차 기준)도 65.8%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설계사의 평균 연봉도 제판분리 직전인 2020년 4221만 원에서 지난해 6942만 원까지 올랐고 올 1분기에는 7139만 원까지 늘었다. 1억 원 이상 연봉자도 전체 설계사의 22.8%에 달한다.
한금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모기업인 한화생명의 판매 실적 개선이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대비 52% 늘어난 3조 2631억 원을 기록했고 보장성 APE도 2조 4459억 원으로 전년보다 114% 증가했다. 제판분리 후 설계사의 조직력과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판분리 후 적시에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특히 9개 대형 손보사와의 제휴로 생손보 통합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 지원 플랫폼인 ‘오렌지트리’와 고객 관리 플랫폼 ‘오렌지터치’를 제공해 효율적인 영업 환경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2년 뒤 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해서는 직전 사업연도에 영업이익과 법인세 차감 전 계속 사업 이익,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해야 하고 IPO 직전 3년 합계 이익 규모가 60억 원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실적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의 평가다. 이경근 한금서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은 ‘제판분리’라는 길을 개척한 효과”라며 “고객·주주·회사·설계사 모두가 만족하는 국내 최고의 GA로 성장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