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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온, 엔무브와 합병 후 상장 추진[시그널]

◆적자에 IPO 밀리자 특단책

엔무브에 지분 넘기는 방안 유력

"이대론 경쟁 뒤처진다" 위기감

그룹 캐시카우 엔무브와 합병

SK이노선 "확정된 사안 없다"





SK(034730)그룹이 배터리 업체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 후 상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SK온의 기업공개(IPO) 시점이 밀리고 있는 가운데 윤활유 생산 업체로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SK엔무브와 합병해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대선과 맞물려 전기차 도입 속도 조절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양 사 간 합병 추진이 상장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의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는 연초부터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SK온의 지분 구조와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해 SK엔무브와 합병한 뒤 상장하는 쪽으로 최근 결론을 내렸다. SK엔무브가 SK온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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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SK온은 그룹의 미래가 달린 계열사인 만큼 SK엔무브와 합병해 성장을 가속화시키자는 취지”라며 “다만 내부 직원들의 반발 등은 합병 추진의 변수”라고 말했다.

SK온은 앞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당시 기업가치를 22조 원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로 SK온은 지난해 581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지만 실적은 IPO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면 배터리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대대적 투자를 통한 중국의 저가 공세도 문제가 됐다. 연간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SK엔무브와의 합병이 검토된 이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약속한 IPO 시점이 2026년 말”이라며 “상황에 따라 1년 내지 2년 정도는 상장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TF를 구성해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논의하고 있다. 양 사 간 합병 추진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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