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정유주와 해운주가 나란히 들썩이고 있다. 올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국제유가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더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흥구석유(024060)는 올 들어 이날까지 75.98% 올랐다. S-Oil(010950)도 올 들어 16.18% 상승했으며 한국석유(004090) 역시 같은 기간 23.84% 올랐다. 국내 대표 정유 업체로 꼽히는 GS(078930)칼텍스와 HD현대(267250)오일뱅크의 지주사인 GS와 HD현대도 각각 18.13%, 12.14% 상승했다.
정유주들의 주가가 들썩이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 혜택의 기대감이 반영된 여파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저점을 찍은 뒤 석유 주요 수출국들의 감산 조치로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해왔다. 3일(현지 시간)에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0.33% 오른 배럴당 85.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정유주들의 주가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공격한 1일(현지 시간)을 기점으로 크게 뛰었다. 한국석유는 2일 22.28% 올랐으며 같은 날 S-Oil도 3.08% 상승 마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이란이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해운 운임 인상 가능성에 해운주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흥아해운(003280)은 2일 8.90% 오른 데 이어 3일 22.26% 상승 마감했다.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로 2.28%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9.23%나 올랐다. 팬오션(028670) 역시 올해 8.70% 상승했다. 해운주들은 앞서 올 1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홍해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이 우회 항로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전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단기에 완화될 조짐이 없는 시점에서 홍해발 물류 리스크에 따른 해상 운임 비용 추가 상승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