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된 피치 클록(투구 간격 계측)이 투수들의 부상을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의 토니 클라크 사무총장은 7일(한국 시간) 낸 성명에서 “선수들의 전면적인 반대와 건강 및 안전과 관련한 심각한 우려에도 MLB 사무국은 지난해 12월 피치 클록 계측 시간을 줄였다”며 “회복 시간 단축으로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우리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MLB는 투수가 주자 없을 때 15초 이내, 주자 있을 때 20초 안에 타자에게 공을 던져야 하는 피치 클록을 도입해 9이닝 평균 24분에 이르는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봤다. 이러자 지난해 12월 MLB 경기위원회는 주자 있을 때 피치 클록 시간을 20초에서 18초로 더 줄였다. 선수 대표 4명의 전원 반대도 소용없었다. 경기위는 구단 대표 6명, 선수 대표 4명, 심판 1명의 11명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MLBPA는 피치 클록 시간 단축이 올 시즌 초반 각 구단 주축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시즌을 접게 생겼다. 그는 시즌 2경기에서 12이닝 동안 20개의 삼진을 뺏으며 2승에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뉴욕 양키스의 요나탄 로아이시도 역시 팔꿈치를 수술해 길게는 12개월 이상 뛸 수 없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스펜서 스트라이더 또한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가 손상돼 추가 정밀 검진을 받기로 했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2021년부터 평균자책점 순으로 톱 10 투수를 살폈을 때 이중 8명이 전열에서 이탈해있다.
클라크 사무총장은 “엄청난 변화가 낳은 파장을 알려고도, 연구하려고도 하지 않는 MLB 사무국의 행태는 야구와 최대 자산인 선수들에게 전례 없는 위협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LB 사무국은 “MLBPA의 성명은 구속과 공 회전율의 증가가 투수의 부상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수십 년 간의 실증 데이터를 간과한 것”이라며 “현재 투수들의 부상 증가 원인을 살피는 조사를 진행 중으로 피치 클록이 이에 직결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