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튜브 광고 시장이 1조 원 정도 규모인데 광고의 20% 정도가 유해 지면, 즉 유해한 영상에 내걸리고 있어요. 10억 원어치 광고를 집행하면 그중 2억 원은 유흥업소에 내걸리는 셈이죠. 이 비율을 최저 1%대로 낮추는 게 파일러의 기술입니다.”
오재호(22·사진) 파일러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유튜브 광고 관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이 같이 말했다. 2002년생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재학 중인 그는 고등학생 시절 항만물류 시스템 관련 기술로 창업한 첫 회사를 매각하고 비디오 언더스탠딩(영상 이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에 도전 중이다. 올해 초 현대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오 대표는 “비전(시각정보), 텍스트, 오디오 등을 학습한 멀티모달(다중모델)로 선정적인 영상이나 혐오 콘텐츠, 가짜뉴스 등을 판별한다”며 “광고주가 유튜브에 집행한 광고가 이 같은 유해한 영상에 실리지 않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유해 영상에 광고가 실리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낭비할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도 실추된다”며 “매체사(유튜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서드파티(외부 개발사) 중에서도 유의깊게 보는 회사가 없어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화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25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한 고객사는 광고 오집행률을 최저 1%대로 낮췄다.
영상을 이해하는 AI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파일러는 최근 주목받는 소형언어모델(SLM) 개발에 집중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으로 모든 유튜브 영상을 학습하는 대신 유해 영상을 추론하는 훈련을 시켰다”며 “산불 영상 100만 개를 학습한 후 그것들의 공통점을 찾아 새로운 산불 영상을 판별하는 식”이라고 했다. 실제 유튜브 영상 8000만 개를 학습해 유튜버의 혐오 발언이나 유사성행위 흉내, 가짜뉴스, 사이비종교 홍보와 같은 콘텐츠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오 대표는 “향후 광고주별로 맞춤형 광고를 위한 영상을 골라 비용 효율을 높여주는 솔루션도 가능하다”며 “또 오픈AI의 ‘소라’ 등 동영상 생성 AI가 발전하면서 딥페이크 등 부작용 우려도 커졌는데 이 역시 파일러에겐 기회”라고 했다. 영상의 유해성을 판별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글로벌 디지털 광고기술 표준화단체 ‘IAB테크랩’의 유일한 한국 회원사로서 관련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