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서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AI 굴기(崛起)’를 본격화한다. 서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분야지만 2027년 130억 달러(약 18조 원)까지 투자를 늘려 전세 역전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생성형 AI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 규모는 2022년 6억 달러(약 8000억 원)에서 연평균 86.2% 성장해 2027년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기간의 글로벌 성장률인 73.3%보다 가파르다. 전체 AI 대비 생성형 AI의 투자 비중도 중국(33%)이 글로벌(28%)을 소폭 웃돈다. 전 세계 AI 투자 점유율은 미국이 절반 이상, 유럽연합(EU)이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10%에 못 미치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에서만큼은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엔비디아 AI 칩(집적회로) 수출 금지 등 반도체 제재와 생성형 AI 콘텐츠와 관련한 자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산업 육성에 차질을 빚어왔다. 하지만 미국보다 AI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고 바이두의 ‘어니봇’이 사용자 1억 명을 확보하는 등 공공과 민간 모두 성과를 내며 반격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이 둔화한 와중에도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10% 늘린 3710억 위안(약 69조 원)으로 책정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AI 분야 R&D에 7772억 원을 지원하는 등 비(非)R&D까지 합쳐 총 2조 원을 투입했다. 다만 전체 R&D 예산이 9.4% 삭감된 26조 5000억 원에 그쳤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차이가 벌어진 우주 분야처럼 AI 등 신기술에서도 중국이 초격차를 노리고 지원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